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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에 빠진 남편을 대신해 빚을 갚아온 아내가 이혼 후에는 갚아준 돈을 되찾고 싶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남편의 도박 빚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아내 A씨의 하소연이 전파를 탔다.

A씨에 따르면 A씨와 남편 B씨는 결혼 5년 차에 접어든 부부다. 하지만 A씨는 결혼 후 2년이 지나자 B씨가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는 것을 목격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때는 금액이 몇십만 원에 불과해 A씨는 B씨를 용서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후로도 B씨는 계속해서 도박하며 빚을 졌고 A씨가 대신 빚을 갚아주는 상황이 반복됐다. A씨는 B씨가 처음으로 도박을 들킨 지 1년 후, B씨의 도박 빚 3000만 원을 갚아주는 것을 시작으로 2년 후에는 B씨가 끌어다 쓴 2억 원 중 5000만 원을 해결했다. 도박을 멈추지 못하던 B씨는 결국 개인회생을 받고, 이후 대부업체 대출까지 받았다. A씨는 대부업체의 이자 독촉에 2000만 원을 대신 갚아줬다. 사연에서 A씨가 대신 갚아줬다고 언급한 빚만 총 1억 원에 이른다.

A씨는 또 “어려운 시댁 형편을 아는지라 100만 원, 200만 원씩 보낸 것도 여러 번”이라면서 “이제 남은 거라곤 지금 살고 있는 집 월세 보증금 5000만 원이 전부”라고 전했다. 이 월세보증금 또한 A씨가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A씨는 “남편은 이혼을 하자고 하면 대화를 제대로 하지 않고 피한다”며 “이혼 소송해 관계를 끊고 남편 대신 갚아준 돈을 돌려받고 싶은데 가능하냐”고 물었다.

사연을 접한 안미현 변호사는 “도박에 중독돼서 가산을 탕진하는 게 연속적으로 발생해 개선의 노력 없이 갈등을 유발하는 경우, 민법 제840조 6호에 의해 재판상 이혼이 가능하다”면서 “아내의 이혼 청구는 무리 없이 인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 변호사는 유일한 재산인 월세 보증금에 대해 “임대차 계약이 아내 명의고 이 보증금이 순수하게 아내의 개인 자금으로 형성된 사실을 입증하면 이 보증금은 특유재산(부부 중 한쪽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으로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유사한 사연의 하급심 판례 중에는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하되 재산 분할 기여도를 적게 판단한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안 변호사는 B씨 대신 갚아준 도박 빚을 법률상 돌려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무조건 도박 자금으로 쓰였다는 이유만으로 돈을 못 돌려받는 건 아니다”라며 “민법 제746조 단서를 보면 불법 원인이 돈을 빌려 간 사람한테 있는 때에는 이익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도박자금임을 알면서도 빌려준 쪽의 불법성이 현저히 낮다면 대여금 청구를 했을 때 돈을 갚도록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남편이 도박을 위해서 빌렸던 돈은 부부 공동생활을 위해서 빌린 돈이 아니다”라는 이유도 덧붙였다.

다만 “남편은 이미 채무 초과 상태기에 법적으로 받을 권한이 있다 하더라도 당장에 이걸 추심하기는 어려워 보이긴 한다”면서도 “나중을 위해서라도 남편으로부터 해당 금원에 대한 반환을 약속하는 의미의 각서나 약정서를 받아두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 변호사는 “남편이 도박으로 인해서 고액의 부채를 일으켜 왔다는 점에 대한 입증 자료를 모아야 한다”며 “이는 유책 사실의 증거뿐 아니라 재산 분할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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