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에서 붙은 시비로 20대 대학생을 살해(매일신문 1월 17일 보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1) 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법원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배심원 모두 A씨가 생명을 해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7월 4일 오전 2시 30분쯤 편의점에서 구매한 흉기로 B(23) 씨의 목 부위를 가격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전날 포항에서 관광 목적으로 안동을 찾은 피해자 일행은 4일 오전 0시 25분쯤 술집에서 우연히 A씨와 시비가 붙었다. 피해자 측은 A씨와의 마찰을 피하려 했으나 A씨는 3차례에 걸쳐 흉기를 구입하는가 하면 지속적으로 피해자 일행을 찾아다닌 듯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틀째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된 18일, 공판에서는 피고인의 유가족이 증인으로 나서고, 피고인 심문, 검찰의 구형, 변호인의 최후변론 등이 오후 늦게까지 숨가쁘게 이어졌다.
공판 내내 A씨의 살인 고의를 집요하게 추궁한 검찰은 "23세 남성이던 피해자는 다시는 가족들 곁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며 징역 27년을 구형했다.
살인죄의 고의성 여부가 쟁점이 된 가운데 배심원과 재판부 모두 A씨가 피해자 B씨를 살해하려는 고의가 의심의 여지 없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은 사건 당시 사용한 흉기인 공업용 커터칼을 휘두른 것이 방어를 위한 행위였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배심원 9명 모두 만장일치로 A씨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법원은 A씨의 특수협박 및 모욕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일행에 대한 분노 감정이 계속 이어졌던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들에게 '죽여버리겠다'는 표현을 10회 이상 들었다는 증인도 많다"며 "피해자 일행이 계속해서 피고인을 떨쳐버리려고 한 반면 피고인은 지속적으로 집요하게 찾아다녔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쓰러지면서 겪었을 고통과 사망으로 인해 유족과, 지인, 사건 당시 일행들이 겪었을 고통이 크고 앞으로도 정신적 피해 속에 평생을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측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이 유족들에게 용서를 받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